일차 의료에서 흔히 접하는 고혈압, 위장병, 간질환, 비만, 골다공증, 말초 신경장애 등 거의 모든 신체 질환들이 음주와 관련되어 있으나 술로 인하여 발생한 문제만 접근할 뿐 과음자들의 알코올 문제 자체는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알코올 문제는 방치하면 점차 진행하여 결국 비극적인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히 개입하여 의존성의 진행을 막아야 이들 신체 질환들도 근본적으로 개선된다. 따라서 바람직한 접근 방법은 술로 인한 신체 질환의 개선과 더불어 알코올 의존성 자체에 대한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치료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또한 최근에는 알코올 의존의 핵심 문제인 조절력 상실(loss of control)과 음주 욕구를 줄일 수 있는 치료 약물들이 소개되었기 때문에 여기에 반응하는 patient subgroup을 찾아 patient-treatment matching을 시행하면 환자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나아가 알코올 의존에만 초점을 맞추면 완전 금주가 치료 목표가 되므로 현실적 어려움뿐 아니라 환자가 쉽게 절망하여 순응도가 매우 낮아진다. 따라서 알코올 문제가 만성질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의사-환자 관계 자체를 중요시하는 융통성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일차 의료 현장에는 알코올 의존은 아니지만 단지 알코올을 남용하여 신체적 문제를 가진 환자들이 많으므로 의학적 관심과 어느 정도의 개입 방법만 알고 있다면 biopsychosocial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차 진료 의사들이야말로 알코올과 관련된 제반 문제의 진행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된다.